간절함을 기록하자
우리는 종종 지금 이 간절함을 기억하자고 말한다. 하지만 금방 잊는다. 사람의 기억력은 우리가 내뱉은 말보다 형편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지금 기록한다. 기록은 기억보다 오래간다.
최근에 입장권이 필요하다는 글을 썼다. 개발자 세계로 들어가는 입장권이 필요했다. 그 입장권은 거창한 대기업 입사가 아니라 체계적인 교육기관으로 들어가는 입장권이다. 다행히, 지금 나는 입장권을 마련했다. 계속 입장권이라 쓰니 너무 비유적인 것 같다. 학원 합격했다는 말이다. 비전공자였기에 독학보다는 체계적인 커리큘럼으로 개발자를 준비하고 싶었다. 하지만 훌륭한 교육기관에 합격하는 건 나에겐 어려운 일이었다.
삼성과 고용노동부가 함께 진행하는 SSAFY, 우아한형제들에서 진행하는 우아한테크코스,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42Seoul. 이 교육기관들에 다 지원했고 다 떨어졌다. 우아한테크코스를 제외하고 두 기관은 100만원이라는 교육비도 지원도 있었다. 훌륭한 교육을 돈을 받으며 배운다니.. 황홀한 경험 하지만 나는 다 떨어졌다.
당시 부푼 기대와 함께 자소서를 쓰고 코딩테스트를 준비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어려운 시험들이었고, 합격을 기대했던 곳마저 떨어지자 싱숭생숭해지기도 했다. “수리논리력 테스트를 떨어졌다면 나는 재능이 부족한건가?” 자책도 하기도 했다. 기대했던 3곳이 다 떨어지고 남은 곳은 원래 가려했던 학원밖에 남지 않았다.
근데 심지어 이 학원도 인기가 많았기에 테스트를 보고 들어가야했다. 2번의 테스트를 준비하면서 참.. 절벽 위에 있는 심정이 들었다. 배수의 진이랄까, 남은 선택지는 하나, 이것마저 떨어지면 나는 어떻게 개발자를 준비해야할까 하는 참담함만 남았었다. 특히 2차 오프라인 테스트를 보러 가는 길엔 정말 입맛도 없고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이적의 나침반
이라는 노래를 들으며 마음을 달랬다.
진정으로 간절했다. 성장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었다. 내 성장을 위해 조금은 취업이 늦어져도 시간을 투자하고 싶었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해야한다는 간절함이었다. 그 간절함.. 잊고 싶지않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일상 속에서 희미해지겠지. 그래서 이 글을 남긴다. 언제든 다시 간절함이 선명해질 수 있도록..